프레젠테이션 Tip

프레젠테이션이란 무엇인가?

2016.04.111279
 

프레젠테이션이란 무엇인가?

(박수진 굿펠로 교육전문위원 & 카이로스파트너스 대표)

 

2012년 초여름이었다. Y대리가 내게 점심을 사 달라고 했다.
성실하고 말 그대로 자기주도적으로 업무를 하려고 노력하는 친구라서 그저 예쁘기만 했던 부하직원이었다. 흔쾌히 약속을 하고 가볍게 나간 자리에서 그녀는 내게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진로에 대해, 직업의 의미에 대해 물어왔다.
‘결국 네 마음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의 대답을 하면서 내심 살짝 허무했던 느낌으로 기억한다. 내가 그 때 뭘 기대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Y대리 쪽에서는 내게 점심식사 신청을 하기까지 많은 생각과 준비를 했던 것 같다. 2005년 3월 프레젠테이션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해서 10년 가까이 된 시점이었음에도, 명색이 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라는 사람이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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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이란 대체 무엇인가? 뭘 하려면 내가 하는 게 대체 뭔지는 알고 해야 그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판단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프레젠테이션’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그나마 괜찮은 곳에서 이런 대답을 얻는다.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 또는 시청각설명회(視聽覺說明會)는 듣는 이에게 정보, 기획, 안건을 제시하고 설명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즉 시청각 자료를 활용한 발표라고 할 수 있다. 간단히 발표라고도 하며, PT로 줄여서 말하기도 한다.” 영문 설명도 대충 비슷하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현업 프레젠테이션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많지 않은 이들에게 설문을 돌린다면 전혀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은 ㅇㅇ다.”

내가 강의에서 즐겨 하는 질문이다. 시간 관계상 답은 ‘설득’이라고 나가지만, 솔직이 말해서 2~3단계에 걸쳐 설명해야 할 것을 단시간에 얘기하려니 그냥 ‘답’이라고 얘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지면을 빌어 여유있게 다시 정의하자면, 프레젠테이션은 ‘얘기하는 것’이다. 단지 여기 약간의 조건들이 붙는 것이 일반 ‘얘기’들과 다른 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프레젠테이션은

‘한 명이나 다수의 청중에게, 한 명이나 다수의 발표자가, 어떤 내용에 대해, (많은 경우 자료화면이나 슬라이드 자료와 함께)일부러 맘먹고 준비해서 얘기하는 것’이다.

굳이 왜? 당연히

말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여름의 점심식사에서 내가 몰랐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나는 프레젠테이션이 공식적인 부분에서만 유효한 개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날 Y대리가 내게 했던 얘기들은 분명 ‘프레젠테이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었다.
업무에 대한 넋두리도, 예쁘게 봐 달라는 애교도, 직장동료나 업무환경에 대한 수다도 아니었으며, 그 얘기 끝에 Y대리가 얻고자 하는 것이 명확히 있었다. 그 날을 계기로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나만의 정의도 크게 바뀌었다.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프레젠테이션도 본질을 정확히 알고 나면 많은 불필요한 업무들이 줄어들고 중요한 부분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프레젠테이션을 단지 ‘한번 앞에 나가서 잠시 민망하고 들어오면 되는’ 행위로 받아들이느냐,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일부러 맘먹고 준비해서 얘기하는’ 행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준비과정부터 프레젠테이션 진행과 이후 과정(following-up process)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 요소, 종류 등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얘기할 때 다루는 많은 것들 역시 본질적인 개념 하나만 확실히 알면 그냥 명확해진다.

 
 

다시 정리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10년 남짓 프레젠테이션 컨설팅 업에 종사해 온 내가 정의하는

프레젠테이션이란 ‘발표자가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그에 맞는 물리적/심리적 행동을 청중에게서 이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맘먹고 준비해서 얘기하는 것’이다.

 

이 간단한 개념 하나만 마음에 제대로 새겨도 당신의 프레젠테이션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다음 글에서 이 문장을 좀더 구체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